일상/책

<넛지: 파이널 에디션> 을 읽고 /23년 8월

진호진호 2023. 9. 1. 21:22

넛지: 파이널 에디션

유명한 책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볍게 읽었다.

 

넛지nudge
      1.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혹은 그런 동작.
      2. 선택지를 없애거나 줄이거나 특정한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한층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혹은 그런 행 동·장치·정책. 

 

먼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넛지라는 개념이 혁신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넛지는 2008년에 초판본이 나왔고 파이널 에디션으로 13년 뒤인 2021년에 개정되어 나왔으며 나는 이 책을 2023년에 읽었다. 혁신적이지 않았다는 말은 곧 내 삶, 우리 사회에 이미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뜻이었다.

 

이 책을 접하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은 마트 물품 배치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고 손이 가는 마트의 장소를 판매하는 기업이 돈을 주고 산다는 간단한 이야기. 사실은 그것이 넛지였다.

 

우리가 선택 하게되는 순간, 우리의 의지대로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주변 환경, 배치, 기본 설정 등 선택 설계자들의 넛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독일의 투표 용지였다.

1938년 독일의 투표용지

“당신은 1938년 3월 13일에 오스트리아와 독일제국이 재통일하는 데 찬성합니까? 그리고 아돌프 히틀러 총통이 제시한 명단에 찬성합니까?”. ‘예’라는 선택지는 ‘아니오’라는 선택지보다 크게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예’라는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다. 

 

이렇듯 넛지는 선과 악, 어느 쪽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저자는 '슬러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슬러지sludge. 명사. 두껍고 질척질척하게 젖은 진흙. 혹은 이와 비슷한, 액체와 고체의 점성이 높은 혼합물, 특히 산업 및 정체 과정에서 비롯된 혼합물. 

이 책에서 슬러지를 ‘사람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어렵게 만드는 선택 설계의 어떤 측면’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이 개념을 읽고는 웃프게도 SNL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유 지상주의적 간섭주의'이다. '자유'와 '간섭' 서로 상반되고 모순되는 단어가 합쳐져 있어 무슨 단어인지 아리송했다. 하지만 설명을 읽고나니 납득되었다.

 

자유지상주의적 측면은 많은 시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 또 원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제도 밖으로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간섭주의의 핵심은 선택 설계자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한층 더 오래 건강하고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유도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넛지를 통해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함을 강조하였다.

 

책에서 많은 넛지 사례를 접할 수 있었고 작은 행동 설계 하나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자세하게 나타나 있었다. 책을 읽고 나 또한 개발자를 꿈꾸는 입장으로써 선택 설계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 슬러지적인 면을 제거하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 개발해야겠다고 느꼈고, 내 삶에 있어서도 슬러지를 통해 좋지 않은 이익을 누군가 얻으려 하는지 한 번쯤 의심하고 생각해 봐야겠다고 느꼈다.